이 기기를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이 가격 대의 유일한 풀바디 DAC 이라 할 수 있다.

 

 

 

DAC 의 목표는... "아날로그의 재현"  이 것 밖에 없다.

 

내가 가진 아날로그 시스템은 

 

프로젝트 오디오 RPM10

카트리지는 골드링 1042 (mm 방식)

 

포노앰프는 함승민님이 복각한 Rear

이 앰프는 Ear 834p 포노앰프를 복각한 것인데.. 이제 원본을 살 능력은 되지만, 워낙 어릴 때부터 가지고 있었던 거라서 정이 들어 원본 대신 계속 사용하고 있다.

사진출처: 소리전자

 

원본 Ear 834p

 

 

 

문제는 이 아날로그 시스템의 소리에 근접한 DAC 을 찾기가 너무 어려웠다는 점이다.

수많은 단계를 거쳐서 찾은 것이 아쿠아포뮬라 DAC, 이 곳에 와서야 비로서 아날로그의 약 90% 정도로 근접한 소리를 구현할 수 있었다. 이게 대체 얼마의 가격차이인지...

 

그러니 여기서 아날로그를 업그레이드 하기가 겁난다. 아니 시도조차 할 마음이 들지 않는다... 그 편한 디지탈 음원을 포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금에서 아날로그를 조금이라도 더 올리면, 그 소리를 따라갈 DAC의 가격은... ㅎㅎ

 

나는 아날로그의 소리를 풀바디라고 표현하고 싶다.

 

무대의 너비와 악기의 위치, 그리고 디테일은 웬만한 DAC에서 들을 수 있다. 하지만 모든 소리의 강약이 구분되고 소리에 두께감이 있으며, 피어오르는 듯한 잔향을 내는 DAC은 이 가격대에 가서야 들을 수 있다. 특히 피아노 소리!!! 

 

문제는 이 가격대라고 해서 모두 풀바디는 아니라는 점이다.

 

그 유명한 코드의 데이브도, 마이텍 맨하탄II 도 풀바디는 아니었다.

 

코드 데이브는 격을 갖춘 디지탈 소리라고 볼 수 있다. 단 여기에  M스케일러를 추가하면 아날로그에 근접한 소리가 난다고는 하는데, 거기까지는 해보지 못했다.  기기가 너무 복잡해 지는 것이 싫었기 때문이다. 크레들에 본체에 엠스케일에... 

 

맨하탄II 는 독특한 경험이었는데.. 디지탈 소리는 아니지만 아날로그에 근접한 소리도 분명 아니었다. 여기에 대해서는 Stereophile 의 Herb Reichert 가 작성한 리뷰의 표현이 훨씬 감미롭고 정확하다.

 

"It also sounded uniquely non-digital. Which is not to say it was analog-like, because that would be like saying that an apple was so good it tasted like an orange. - 이 소리는 디지탈의 소리와는 결이 달랐다. 다만 이 뜻이 아날로그스럽다라는 의미는 아니다. 사과가 아무리 맛있다고 오렌지 맛이 난다고 말할 수는 없으니..."

<https://www.stereophile.com/content/mytek-hifi-manhattan-ii-da-preamplifier-headphone-amplifier>

 

 

 

Enya - Orinoco Flow 에서 그 끝없이 겹쳐진 그녀의 목소리와 녹음의 강약 조절

 

 


Toto - Africa  도입부에 왼쪽 스피커의 안쪽 30cm 너비에서 극히 미세하게 옷깃스치는 소리 (대부분의 DAC은 이 소리가 들리지 않으며, 나머지 대부분에서는 이 거리감이 없다)

 

 


김광석 - 서른즈음에 의 종단에서 목젖과 기타의 앙상블로 표현되는 그 미묘한 떨림 (더 살았어야지 ㅠㅠ)

 

 

 

모든 것이 이 레벨의 DAC 중에서 아쿠아포뮬라에서만 느낄 수 있었다. 

 

지금 궁금한 것은 TAD DA1000, 토탈덱 D1 인데.. 많이 지쳐서 이제 장터 잠복도 멈추어야 한다.

 

다른 고성능의 DAC이 모두 마찬가지겠지만, 이 녀석도 프리앰프의 성능이 올라갈 수록 더 좋은 소리는 내준다. 반대로 이야기하면 프리앰프가 고만고만할 때는 200만원짜리 DAC과 차이가 없게 들린다..

또한 프리앰프의 성능이 올라가면 아날로그의 소리도 같이 올라가니.. 결국 아날로그와 DAC의 차이는 줄어들지 않는다...

 

선배들의 말이 하나도 틀린 것이 없다.  

- 처음 시작할 때는 스피커가 가장 비싸야 한다. 그러나 시스템이 올라가면 스피커가 상대적으로 가장 저렴해 진다. 그러나 더 높게 가면 스피커가 또 다시 가장 비싸진다.

- 결국 소스의 문제로 귀결된다. 그러므로 아날로그를 멀리해라.

- 쓸만한 프리는 찾기 어렵다. 정말 어렵다.